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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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는 법일기 2024. 12. 1. 14:43
두렵다.3년간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간인데,난 여전히 침대에 있다.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고있지만,무섭다. 회피하고 싶다.나에게 걸어진 기대가 무섭다.내가 해야하는 것들이 버겁다.언제쯤 나는, 마무리를 잘할 수 있게 될까.언제쯤 나는, 틀린 걸 하지 않을 수 있을까.그렇게 혼나도 바뀌지 않는다.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데자뷰.나는 왜 여기 있는 것이며,나는 왜 여전히 그대로인지.나에게 진짜 필요한 처방전은 뭘까.그런게 있기나 할까?계속되는 자괴감과 무기력,늘어나는 거짓말.선생님께 솔직히 말씀드릴걸.병원을 옮기는게 좋겠다.나도 이런 내가 싫은데,남들은 오죽할까.정말 간절하게 바랍니다.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가 없기를.내가 있다면 변한 내가 있기를.술을 그만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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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을 참을 수 없는일기 2024. 11. 22. 22:44
중요한 순간마다 늘 나는 같은 걸 택하곤 했다. 택하고 싶지 않았는데, 마치 자석처럼 빨려들어갔다. 온통 머릿 속에 그 생각뿐이었다. 나도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중요한게 뭔지 모르는, 문제가 문제인 줄 모르는 바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왜 나는, 어쩌다 나는 이렇게 갈망하게 됐을까. 쿨한 척 뒤돌다가도, 뒤돌아서 캐내고 만다.헤집고 만다.헤집어지는 건 나인데도,알아서 달라지는 건 없는데도,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어떻게 하면 좋을까?나는 답을 알고 있는데.너는 어쩌면 연기일지도.너는 어쩌면 나를 이용할지도.너는 어쩌면 나를 사랑하지 않을지도.너는 어쩌면 아직 마음에 누군가의 방이 있을지도.나는 나를 사랑하는 척, 너를 사랑하고,너는 나를 사랑하는 척, 너를 사랑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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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 사람일기 2024. 9. 22. 19:25
... 그게 나에게 더 안좋은 방향으로 돌아올 것임을 알고있음에도. 내 주변에 내 마음에 드는,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 있을까, -를 제외하고. 내가 내 실수를 감추려 피해자인척 해왔던 것 아닐까? 나는 크게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친구도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하면 날 싫어하지 않을까, 조심하다 그런 내 자신에게 질려 그 사람 탓을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내 주변엔 결국 아무도 남지 않게 된 걸까. -도 이제 알지 않을까.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일텐데, 내 주위엔 그냥 사람조차 보기 어렵다는 걸. 그건 꽤나 이상한 것이라는 걸. 곧 나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걸.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뀌지 않는 내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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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 과거일기 2024. 9. 22. 19:23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났다. 매우 어릴적의 나.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을 때 언니가 너무 미워서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엄마에겐 조기졸업을 해서 언니보다 위에 있고 싶다고 말했었다. 내가 특별히 엄청난 일을 당했던걸까? 모르겠다. 언니가 평범한 질투는 아니었던 건 맞다. 거기에 더해 내 말을 들어주는 어른도, 친구도 없었던 게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렇게 매일 밤마다 반복해서 떠오르는 감정들은 매우 어릴적부터 무려 제작년?까지 나를 괴롭혔다. 나는 복수심과 나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땐 몰랐지만. 병원에 가기 전까진 그저 그 시간들을 버텼다. 저릿한 손과 축축한 베개와 함께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출 수 없었고, 이런 생각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조차 하기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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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1 - 현재일기 2024. 9. 22. 19:22
나는 또다시 나를 잃었다. 반복되는 경험에도 전혀 괜찮지 않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머리가 아프다. 믿고있었나보다. 믿고 싶었고, 드디어 마지막이라고, 드디어 끝났다고 믿어버렸나보다. 하지만 세상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는다. 잠시도 행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렇게 20대를 보낼 줄 알았으면, 그냥 어릴 때 죽어버렸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럼에도 난 바라고 또 바라고 믿고 또 믿고 그리고 버려졌다. 이제는 뭘 바라고 살아야할까. 그저 평범한 행복과 안녕을 바랬을 뿐이었다. 믿을 사람, 기댈 사람, 사랑해주는 사람 하나 없었어도 그 사람이 이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려고 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애초부터 난 뭐가 되고싶지 않았다. 그냥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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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 선고일기 2024. 9. 22. 19:20
사형선고를 받고 언제인지 모르는 날짜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미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맞았다. 오히려 평온하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늘 누구보다도 정답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정답은 항상 슬퍼서 내 손가락을 아프게 했다. 참 재미있는 인생이다. 엎치락 뒤치락 해도 결국 패배는 나의 것. 희망고문을 끝내 하겠다는 너는 정말 날 사랑하지 않나보다. 그런 너를 나는 알고있어도 모른척, 흐린 눈을 하고 열심히 사랑하기 바빴다. 나에게 주어진 행복은, 어디 있길래 나를 이렇게 애타게 하는지. 희망고문의 끝은 희망도 고문도 아닌 죽음이다. 난 애써 자라나는 희망을 짓밟는다. 정답은 늘 맞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 희망의 끝은 찬란이 아니었다. 희망의 끝은 익숙한 구렁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라나는 희망들은 나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