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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HD 환자의 일기] 11월 12일
    일기 2023. 11. 12. 17:38

    오랜만.. 사실 할게 지금 되게 많은데 뭐부터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마음은 조급하고 시간은 없어보이고. 사실 시간은 어느정도 충분할지도 몰라. 난 해낼 수 있어. 누구에게 응원받고싶어. 난 왜 이렇게 게으를까. 시작이 어려울 뿐 막상 시작하면 할 수 있을 거야. 조금만 시작해봐. 난 할 수 있어. 그리고 요새 약이 먹기가 싫다. 안먹고도 그냥 살 수 있을 것 같다. 먹어도 이런 삶, 안먹고도 불편을 감수하며 살면 되지 않을까. 먹던 안먹던 지각하는건 그대로고 급 무기력해져서 다 놓아버리는 것도 그대로다. 물론 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져서, 이틀정도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사실 그냥 되게 여전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난 결과적으로 라는 말이 참 야속하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많은 모든 사람들도 다들 마음속에 조급함 하나씩은 갖고 살겠지만, 나만 그런게 아니지만, 나도 계속 마음쓰고 있었는데 물론 몸이 따라주지 않아 딴 짓을 한건데, 결과적으로는 난 참고 한 사람과 매우 차이가 났다. 결과적으로는 난 안 한 사람, 늦은 사람이 됐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결과적으로 늦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그저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에 무던해져야 할 뿐이다. 나는 또 이렇게 푸념한다. 태어난 김에 잘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태어난 김에 괴로운 건 마찬가지여도, 결과적으로는 잘 하고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차라리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에 없었다면, 내가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나는 뭔가 마음이 쓰이는 일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누군가를 찾으면 그 누군가는 내가 귀찮거나, 내 일을 가벼이 여기거나, 할 것이다. 내가 찡찡거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면 내가 그럴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럼 이렇게 블로그에 와서 일기를 쓰면 된다. 답답하고 어디 얘기하고 싶으면 여기 이렇게 쓰면 된다.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나도 알아주기 귀찮기 때문에, 알려고 해도 다 알아지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냥 느리면 된다. 좀 느려터져도 어차피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는다. 조급해하지 않겠다. 그냥 할 일을 하겠다. 난 그냥 이렇게 살아야지. 느려터지고 늦고 잘 못하고 혼나도 돈은 벌 수 있겠지. 난 포장하는거 하나는 잘하니까. 진지한 척 침착한 척 똑부러지는 척. 다시 정정. 나는 결국에는 일기쓰고 할 일 정리한 것 밖에 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무서워도 밖에 나왔고, 귀찮아도 씻었고, 잔디속에 사람이 많았어도 집에 다시 안 갔고, 할 일을 정리했다. 그 과정속에 나는 계속 흔들리고 흔들렸지만 그래도 했다. 그럼 잘 했다. 
     
    나는 이렇게 태어났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걸. 바뀌려고 박박 스트레스 받고 노력하려고 하고 안할란다. 이런가보다 하고 미리 준비하면 된다. 그게 내 방법인걸. 난 열등감에 똘똘 뭉쳤던 여태까지의 나날들이 불쌍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냥 포기한다. 포기!!!! 난 이런 사람이야. 하지만 미리 대비할 수 있어. 대비하면 막을 수 있어. 막으면 덜 힘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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