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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관계들
    일기 2024. 5. 23. 04:16

    마치 데자뷰처럼 느껴진다. 나의 인간 관계는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친구 관계든, 연인 관계든.

    친구 관계부터 얘기해 볼까? 난 어릴 때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누구한테라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나이대 친구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 나는 다른 친구가 없는 아이와 비즈니스 같은 관계로 밥을 같이 먹곤 했다. 그런 아이들은 모두 감정 기복이 심했고, 남자에게 관심받는 걸 좋아했으며, 상처받을 만한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 인생은 너무나 재미가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없다. 아니, 주변 사람들이 듣고싶은 말 중 하고싶은 말이 없다. 물론 주변 사람들도 딱히 듣고싶어하지 않는다. 듣는 친구는 없다. 매일매일 자기가 얼마나 힘든지 말하고 싶은 사람만 있다. 너무 듣기 싫지만, 과거의 나를 생각했을 때 힘드니까, 말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겠지 하며 뇌를 빼고 리액션을 한다. 사실 지금 나는 그냥 어떤 오해도 없이 즐거운 대화를 하고싶을 뿐인데. 난 이제 내 힘든 일은 선생님께만 말하고 다른 사람에게 숨길 수 있는데, 나는 여전히 감정기복이 심하고, 남자에게 관심받고 싶어하고, 상처받을만한 말을 자주하는 친구에게 휘둘린다.

    연인 관계도 그렇다. 그냥 다들 장벽이 낮아 들어왔다가, 작고 시시한 동네를 다 둘러본 뒤 가버린다. 예쁘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나는 함께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는 법을 모른다. 그렇게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 애써 상대방을 잘 포장해 보지만, 난 답을 알고 있다.

    난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암담함에 그냥 죽고싶다.

    오늘이 나에게 힘든 날인건지, 내가 내 인생을 갉아먹고 있는건지, 어떻게 해야 나는 그저 평범하게 살 수 있는건지.

    사랑한단 말, 참 듣기 어렵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고역일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상대가 사랑해달라고 말하면 없던 정도 떨어질 것 같아 나는 사랑해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불안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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