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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2024. 9. 22. 19:22

    나는 또다시 나를 잃었다. 반복되는 경험에도 전혀 괜찮지 않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머리가 아프다.

    믿고있었나보다. 믿고 싶었고, 드디어 마지막이라고, 드디어 끝났다고 믿어버렸나보다. 하지만 세상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는다. 잠시도 행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렇게 20대를 보낼 줄 알았으면, 그냥 어릴 때 죽어버렸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럼에도 난 바라고 또 바라고 믿고 또 믿고 그리고 버려졌다.

    이제는 뭘 바라고 살아야할까. 그저 평범한 행복과 안녕을 바랬을 뿐이었다. 믿을 사람, 기댈 사람, 사랑해주는 사람 하나 없었어도 그 사람이 이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려고 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애초부터 난 뭐가 되고싶지 않았다.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고 믿을 수 있고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생기기만을 바랬다. 그건 평범해보였지만, 평범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 기준이 높은 걸까? 내가 어떤 압박을 준걸까? 내가 재미가 없었나? 예쁘지 않아서 그랬나?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내 일기는 항상 같은 내용이다. 그래서 난 내가 불쌍하다. 아무도 불쌍히 여기지 않아서 불쌍히 여길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불쌍하다.

    마음이 여린 사람은,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 마음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이 여린 사람이 싫다.

    고르고 골라서 말했다. 슬펐다고도, 화가 났다고도 말하지 않았고, 펑펑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비아냥 대지도, 욕을 퍼붓지도 않았다. 잘할 수 있는데도.

    왜? 왜 그랬을까. 이미 난 깨져버렸다. 또 마음 속 어딘가에서 믿어보자고, 실수였을 거라고 하는 걸까. 또 나를 구렁텅이로 밀어넣으려는 목소리일까.  

    내 인생이 책이 된다면, 반복되는 에피소드에 독자들은 피곤해서 그만 책을 덮을 것이다. 지금 내가 그렇다. 대체 언제쯤이면 이 책은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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