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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벼움을 참을 수 없는
    일기 2024. 11. 22. 22:44

    중요한 순간마다 늘 나는 같은 걸 택하곤 했다.
    택하고 싶지 않았는데, 마치 자석처럼 빨려들어갔다.
    온통 머릿 속에 그 생각뿐이었다.
    나도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중요한게 뭔지 모르는, 문제가 문제인 줄 모르는 바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
    왜 나는, 어쩌다 나는 이렇게 갈망하게 됐을까.
    쿨한 척 뒤돌다가도, 뒤돌아서 캐내고 만다.
    헤집고 만다.
    헤집어지는 건 나인데도,
    알아서 달라지는 건 없는데도,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답을 알고 있는데.
    너는 어쩌면 연기일지도.
    너는 어쩌면 나를 이용할지도.
    너는 어쩌면 나를 사랑하지 않을지도.
    너는 어쩌면 아직 마음에 누군가의 방이 있을지도.
    나는 나를 사랑하는 척,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는 척, 너를 사랑할지도.
    나는 벌써 진 것 같은 기분.
    나에게는 아무도 없는데.
    돌아갈 곳은 없는데.
    내가 가진 건 뭘까.
    나는 지금 뭘 걱정하는 걸까.
    다시 혼자가 되는 것?
    상처를 받는 것?
    알면서도 속아줘야 하는 것?
    질투? 불안?
    난 진짜 멍청인가.
    아직도, 그렇게 당하고도.
    나는 그 곳에 끼고 싶은걸까.
    그 곳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고 싶지는 않다.
    나의 걱정은 나다.
    결국 내가 걱정하는 건 나다.
    내가 중요하다.
    결국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나다.
    그저, 지금은,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될까.
    네가 좋아서 괜찮은 거지, 내가 좋은게 아니다.
    그것만은 잊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
    내 것, 네 것.
    그것의 경계를 다른 사람으로 인해 지우지 말자.
    언제나 내가 먼저다.
    그러니 나를 위해, 너를 위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감정은 절제하되, 이 이상의 척은 하지 않겠다.
    아무리 사랑해도, 사랑할 수 없는 구석은 나만 사랑할 것이다.
    나의 슬픔, 고통, 질투, 불안은 내가 해결할 것이다.
    내가 아무리 너를 사랑하더라도, 실수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를 용납할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는 실수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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